뒷면 비침 없는 펜을 찾아서: 불렛저널 입문자를 위한 ‘실패 없는’ 펜 추천

잉크의 과학: 왜 내 펜은 뒷면에 번질까?

우리가 쓰는 펜은 크게 **수성(Water-based), 유성(Oil-based), 중성(Gel)**으로 나뉩니다. 불렛저널의 성패는 이 잉크와 종이의 궁합에서 결정됩니다.

비침의 주범, ‘염료(Dye)’와 ‘안료(Pigment)’

일반적인 수성펜이나 만년필 잉크는 염료를 사용합니다. 염료는 종이 섬유 속으로 깊숙이 침투하여 색을 내기 때문에, 종이가 얇으면 뒷면까지 잉크가 스며듭니다. 반면, 안료 잉크는 종이 표면에 얹혀지는 방식이라 비침이 훨씬 적습니다.

불렛저널 초보자라면 종이 질을 탓하기 전에 **’안료 기반의 중성펜’**이나 **’저점도 유성펜’**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비침 문제의 90%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입문자를 위한 ‘실패 없는’ 불렛저널 펜 추천 3대장

10년 차 저널러의 데이터베이스에서 뽑은, 가성비와 성능을 모두 잡은 펜들을 소개합니다.

1. 유니볼 시그노 DX (Uni-ball Signo DX / RT) – “안정성의 대명사”

불렛저널러들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펜입니다.

  • 특징: 안료 잉크를 사용하여 물에 강하고 뒷면 비침이 거의 없습니다. * 노하우: 0.38mm 두께를 추천합니다. 너무 얇으면 종이를 긁는 느낌이 나고, 너무 두꺼우면 잉크가 마르는 속도가 느려 번질 수 있습니다. 0.38mm는 세밀한 할 일 목록을 적기에 가장 완벽한 굵기입니다.

2. 제브라 사라사 클립 (Zebra Sarasa Clip) – “부드러운 필기감의 정석”

시그노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필기감을 원하신다면 사라사가 정답입니다.

  • 특징: 중성펜(Gel pen) 특유의 진한 발색이 일품입니다. 무엇보다 색상이 매우 다양해서 불렛저널의 ‘컬러 코딩(Color Coding)’을 하기에 최적입니다.
  • 주의사항: 잉크 흐름이 좋기 때문에 몰스킨처럼 얇은 종이에서는 약간의 비침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100gsm 이상의 종이에서 사용하길 권장합니다.

3. 유니 제트스트림 (Uni Jetstream) – “얇은 종이의 구원자”

만약 여러분이 몰스킨이나 얇은 다이어리를 쓴다면, 중성펜보다는 저점도 유성펜인 제트스트림이 유일한 해답입니다.

  • 특징: 일반 볼펜보다 훨씬 부드럽게 써지면서도, 잉크가 종이 위에서 금방 마릅니다. 기름 성분의 잉크라 뒷면에 스며들지 않습니다.
  • 시나리오: 이동 중에 빠르게 메모하거나, 종이가 얇아 비침이 걱정되는 환경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실전 가이드: 펜과 형광펜의 ‘번짐 프리’ 조합법

불렛저널을 예쁘게 강조하고 싶어서 형광펜을 칠했는데, 글자가 검게 번진 경험 있으시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워크플로우(Workflow)**를 공유합니다.

단계별 작업 흐름

  1. 선 형광, 후 필기: 강조하고 싶은 칸에 먼저 형광펜(마일드라이너 등)을 칠합니다. 그 위에 펜으로 글씨를 쓰면 절대 번지지 않습니다.
  2. 완전 건조 대기: 글씨를 먼저 썼다면 최소 30초 이상 기다리세요. 특히 중성펜은 겉보기엔 말라 보여도 속은 젖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3. 내수성 펜 사용: ‘사쿠라 피그마 마이크론(Pigma Micron)’ 같은 전문 드로잉 펜을 사용해 보세요. 이 펜은 마른 뒤에 수성 마커를 칠해도 전혀 번지지 않는 놀라운 내수성을 자랑합니다.

펜 종류별 특징 비교표

펜 종류대표 제품비침 정도마르는 속도추천 사용처
중성펜시그노 DX낮음보통일반적인 데일리 로그
유성펜제트스트림매우 낮음매우 빠름얇은 종이, 빠른 메모
드로잉펜피그마 마이크론낮음보통불렛저널 헤더, 가이드라인

자주 묻는 질문 (FAQ)

1. 왼손잡이라 글씨를 쓰면 손날에 잉크가 다 묻어요.

왼손잡이분들께는 **’제브라 사라사 드라이(Sarasa Dry)’**를 추천합니다. 일반 사라사보다 잉크가 마르는 속도가 압도적으로 빨라 손에 묻어나는 스트레스를 없애줍니다.

2. 다이소 펜 중에서도 추천할 만한 게 있나요?

다이소의 **’빈티지 컬러 형광펜’**이나 ‘초저점도 볼펜’ 시리즈는 가성비가 훌륭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아카이빙용 기록이라면 잉크 수명이 검증된 브랜드 제품을 권장합니다.

3. 만년필은 불렛저널에 정말 안 좋나요?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종이를 가립니다. 만년필을 꼭 쓰고 싶다면 로이텀 120gsm이나 미도리 MD 노트처럼 만년필 친화적인 종이를 가진 노트를 반드시 선택해야 합니다.


결론 및 요약: 나에게 맞는 ‘한 자루’를 찾는 여정

불렛저널의 핵심은 꾸미기가 아니라 **’지속성’**입니다. 손이 자주 가고, 쓸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펜 한 자루가 있다면 기록은 의무가 아닌 즐거움이 됩니다.

  • 가장 무난한 선택: 유니볼 시그노 DX 0.38
  • 얇은 종이를 쓴다면: 유니 제트스트림 0.5
  • 다양한 색상을 원한다면: 제브라 사라사 클립

여러분의 필통 속에 있는 그 펜, 지금 바로 노트를 펼쳐 테스트 페이지를 만들어보세요. 작은 선 하나가 여러분의 하루를 정리하는 위대한 시작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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